웹카피전략2.0 -윤주협 피싱트리 대표
1. 웹카피 2.0 이라는 제목이 최근 회자되고 있는 웹2.0과 더불어 시류에 맞는 탁월한 제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자님의 시각이 반영된 것인지 궁금합니다. 총체적으로 이번 저서의 이름을 짓게 된 이유를 설명해 주십시오.
– ’더 기분 좋게 속여라! 웹카피2.0’이라는 제목은 몇 년 전 냈던 ‘기분 좋게 속여라! 성공 웹카피 전략’의 개정증보판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더’라는 단어와 최근 트렌드인 ’웹2.0’을 고려한 것입니다. 즉 더=업그레이드, 2.0은 속편이라는 의미를 담으면서도 트렌디한 느낌을 전달하기 위한 제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웹카피라이터란 개념이 생소한 분들도 더러 있을 것이라 봅니다. 웹카피라이터, 웹카피에 대해서 정의를 한마디로 내려주신다면 무엇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 먼저 웹카피라는 단어에 대한 정의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서 명확하게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설명이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가장 많은 지식 검색이 이루어지는 네이버에서조차 명확하게 개념제시가 나와 있지 않습니다.
제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도 이점에서 출발했습니다. 우연히 웹에서 ’웹카피라이터’라는 단어를 검색해 보고, 이렇게 정의된다면 훗날 웹카피라이터들이 현업에서 제대로 그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겠다는 문제의식의 발로였습니다.
저는 ’웹카피’를 ’인터넷서비스의 목적성을 충족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전략화 된 텍스트”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서비스는 단순히 웹페이지 뿐 아니라 어플리케이션까지 확장시키기 위함이며, 목적성과 전략성에 방점을 두었습니다. 또한 불필요한 업무에 대한 오해를 없애기 위해 ’텍스트’라는 단어로 한정했습니다. 물론 ’목적성’에 대해서는 구체화하는 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목적성을 구체화’하는 일 자체가 ’바로 ‘전략성’입니다.
3. 웹카피라이팅도 결국 카피라이팅의 범주 안에 있는 셈인데, 저서에서도 웹카피와 일반적 개념의 카피는 다르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간략하게 차이를 설명한다면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 웹카피라이팅은 카피라이팅의 범주 안에 있는 것이 맞습니다.다만 그 차이를 따지자함은 매체의 특성을 고려하자는 의견입니다. 누군가 라디오 카피와 TV의 카피가 다르냐고 묻는다면 다르지 않다고 대답하겠지만 매체마다의 특성은 다르다고 말할 수 있으며 그 특성을 고려할 때 보다 목적성 분명한 카피가 나온다고 말하겠습니다. 카피와 웹카피의 차이도 그러한 ’매체의 특성’에 따른 차이정도 일 것입니다.
카피는 크게 클릭을 유도하는 목적성을 가진 경우(메인페이지에 노출된 문안이나 배너광고 등의 카피)와 웹사이트의 내용(contents)을 구성하는 제품(=서비스)그 자체인 경우로 나눌 수 있습니다. 고도로 레이아웃, 타이포그래피 등 디자인을 통해 가독성이 강화된 4대 매체의 카피에 비해 그 점이 크게 고려되지 않은 웹카피의 경우는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해상도 측면에서도 (300dpi vs 72dpi) 가독성이 불리하며 유저심리상 웹카피는 카피보다 관여도가 낮고, 끝까지 읽힐 가능성이 적어 읽는 속도조차 웹카피가 카피보다 25%정도 느리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카피가 메시지전달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면, 웹카피는 클릭 후 경품이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방법으로 ’액션’을 유도하는 성향이 더 큽니다. 따라서 더 짧고, 더 재미있고, 더 자극적이고, 더 쉽게 쓰되 메시지전달의 중압감을 줄이도록 라이팅 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4. 저서 내용 중 웹카피라이터는 ‘금욕주의자’이어야 한다는 부분이 있습니다. 표현이 흥미로운데 어떤 의미에서 이와 같은지 자세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사실 카피라이터 역시 금욕주의자의 성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웹카피라이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카피, 혹은 웹카피를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한 설명이 되겠습니다. 그 자신의 필력, 혹은 끼를 발휘하기 위한 직업이 웹카피라이팅이 아니라 수없이 존재하는 갖가지 금기와 수없이 고려되어야 하는 상황론 하에서 최적의 문장을 찾아내야 한다는 면에서 웹카피라이터를 다른 작가군과 구별하기 위한 설명입니다. 특히나 웹카피는 더욱 더 문장의 기교보다는 직설적인 표현이 많이 요구되는 측면이 있고 문장 자체의 아름다움을 다듬기보다는 빠른 이해를 위해 쓰여 져야 하므로 더더욱 ’글쓰기의 금욕성’ 필요하다는 의견입니다. 물론 웹이기에 가능한 기법도 트렌디한 언어가 필요하다는 면도 고려되어야 하긴 합니다.
5. 상당수의 웹에이전시는 웹카피라이터를 고용하기 보다는 기획자가 겸하는 경우가 더 많은데요, 현재 웹카피라이터의 위상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
– 처음 책을 쓸 때만 해도 웹카피라이터의 위상은커녕, 현업에 종사하는 웹카피라이터 자체가 절대적으로 적었습니다. 지금은 초고를 쓸 때에 비해 현격히 현업의 웹카피라이터가 많이 늘어난 편입니다. 위상이라는 표현은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광고계에 있어서 카피라이터만의 위상을 떼어내 말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듯이 (개인차, 회사차이가 있되, 광고계 자체의 위상은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웹에 있어서의 카피라이터의 위상은 웹에 종사하시는 모든 분들과 동일합니다. 다만 현업 웹카피라이터 분들이 대형 웹에이전시를 중심으로 넓게 포진되어 있고, 온라인광고대행사나 포털사, 고객사에 일반적으로 그 자리를 차지하고 계시기에 위상은 말하기 어려우나, 그 저변확대에 있어 고무적이라고 봅니다.
6. 저자님 소개 블로그에서 웹카피라이터보다 웹기획자라고 불리는 것을 더 좋아한다는 문구를 봤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그 이유는 제가 웹기획자이기 때문입니다.실제로 제 명함에는 늘 웹기획자라고 씌여져 있습니다. 웹카피라이팅에 대한 저술이나 강연을 했을 뿐 주 업무가 웹기획자임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면에서 두 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해 왔으며 그러니 제 퇴근은 늘 늦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해서 가장 부러운 분들은 ’웹카피라이터’입니다. 한 가지 일만 하면서 전문성을 쌓아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7. 저서의 내용 중 ‘웹카피는 오프라인 카피와 달리 브랜딩에 대한 역할이 크게 기대 되지 않는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모든 소비자 접점을 통한 메시지는 동일하게 전달되어야한다’라거나 혹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의 궁극은 브랜딩에 이바지해야한다’라고 생각하는 일반적인 견해와 사뭇 다른 의견인데요, 저술하신 의견에 대해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 마케팅-커뮤니케이션의 관점에서만 본다면 웹은 ’광고매체’입니다. 그렇다면 ’브랜딩에 대한 역할이 크게 기대되지 않는다’는 표현은 부적절한 표현입니다. 그러나 모든 웹카피가 웹의 ’광고매체’적인 속성을 가진 것만은 아니며 그 외에도 다양한 목적을 갖고 있어서, 명확히 하자면 다양성을 강조하기 위해 쓴 표현입니다. 예를 들어 웹사이트의 올바른 이용방법을 교육하거나, 오프라인 매장으로의 방문을 유도, 혹은 억제하거나, 마일리지 적립-소진을 유도하거나 입소문의 확산을 유도하거나, 모금을 독려하기 위한목적 등이 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웹사이트에서 지원해야 할 기본적인 목적에 대한 책임감을 갖는 동시에 웹카피라이터라는 직업에 대한 추상적인 환상을 경계하기 위해 사용한 표현으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8. 최근 웹에이전시들은 컨설팅회사나 종합 광고대행사를 표방하는 경우들도 많이 있습니다. 저자께서 공동 대표로 계시는 ‘피싱트리’의 경우 당당히(?) 웹에이전시를 표방하는데요. 이유가 궁금합니다.
– 컨설팅이나 종합광고대행사를 표방하는 이유는 실제로 그러한 업을 하고 있기 때문인 경우도 있으나, 실은 회사의 속성을 좀 더 포장하기 위한 표현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이것은 웹에이전시라는 업이 다른 마케팅-커뮤니케이션업에 비해 업력이 짧고, 해당 업체가 자긍심을 스스로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생각은 좀 다릅니다. 웹에이전시업이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분야에 있어 다른 업이 갖지 못한 전문화되고 독립적인 분야임에 긍지를 갖고 있으며, 웹에이전시라는 단어가 가진 확장성 역시 원래는 매우 크기 때문에 ’웹에이전시가 웹이전시라고 스스로를 규정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웹에이전시라는 사전적인 의미에 비한다면 제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피싱트리’는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9. 앞으로의 저술 활동계획이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십시오.
– ’웹크리에이티브’라는 분야를 제대로 규정하고, 그 발상법을 제시하는 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티브라는 단어가 너무도 자의적으로 쓰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해서 이 단어가 가진 범위를 분명하게 규정하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작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0. 최근에는 예비광고인들이 온라인 마케팅이나 광고에 관심을 가지고 직업으로써 신중하게 고려하는 경우가 예전에 비해 많은데요, 이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모든 직업에는 꿈이 있고 비전이 있습니다만 4대 매체에 비해 웹은 아직 그 위상이 낮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앞으로 모든 매체가 융합되고 재창조 되는 예측불허의 상황이 전개될 것이므로, 이러한 매체 환경 하에서는 웹에이전시의 발 빠른 학습능력과 응용력이 크게 쓰이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젊은 인재들에게는 온라인 마케팅-커뮤니케이션계에 화끈하게 젊음을 배팅해보는 것도 뜻있는 일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인터뷰 및 정리 / 임금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