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 아트] 피싱트리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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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년 7월 24일

피싱트리

기획하는 나무와 디자인하는 물고기가 만났다. 어두운 밤의 크리스마스트리처럼 묘한 재기발랄함이 반짝이는 곳, 아직 진행형인 공간인 피싱트리를 찾아가 보았다.

피싱트리 Fishing tree
회사설립 2005년
인원 40명
클라이언트 삼성전자 생활가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LG전자, 한화그룹, 반다이코리아, 현대카드.
경영철학(디자인 철학) 마케팅을 그려내라, 상상력을 기획하라.
URL www.fishingtree.com

어둡다. 피싱트리에 발을 디뎠을 때 처음 느낀 인상은 ‘어둡다’였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만화, 혹은 영화 친절한 금자씨 안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들게 하는
황동색의 불투명한 묵직함. 그리고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물고기를 휘감고
올라가는 나무를 형상화한 간판이 보인다. 피싱트리는 크게 기획과 디자인
부분을 담당하는 두 명의 대표가 만나 설립한 회사. 각자 좋아하는 나무와 물고기를
조합하여 회사의 이름을 만들었고, 간판은 그 이름을 멋지게 시각화 한 것이다.

간판이 있는 현관을 지나 사무실로 본격적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나무가 한 그루 있다. 이 나무는 엄밀히 말하면 살아있는 나무는 아니다.
그렇게 크지도 않고, 한 그루 뿐이다. 그렇지만 이 나무 덕분에 평범할 수도
있는 공간이 묘하게 신비감을 주는 곳으로 바뀐다. 가지에 새장 모양을
한 독특한 조명을 달아놓으니 그야말로 ‘헨젤과 그레텔’같은 동화가 연상될
정도. 이 나무의 맞은편 벽에는 독특한 벽지와 그에 색을 맞춘 벤치가 있어
‘이곳에 앉아서 이 나무를 바라보면 어떤 아이디어가 떠오를까’ 사뭇 궁금
해진다. 그리고 그 위에는 프레임에 들어있는 직원들의 사진들. 군데군데
빈액자에 대해 물으니 ‘아직 진행형이라서’ 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진행형. 사실 액자뿐만이 아니라 여러 곳이 아직 미완성인 부분이 많았다.
그 이유는 인테리어의 모든 부분을 자신들이 직접 골라서 자르고
만들었기 때문. 자신들이 만들고 싶은 컨셉대로 만들고 싶어 직접 인테리어를
하게 되었지만 바쁜 와중에 진행하다보니 아직 다 완성은 못시켰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만큼 회사라는 공간에 애착이 훨씬 많이 가게 되었다고.
입구의 커다란 나무도 직접 자르고 힘들게 들고 온 것이라고 한다. 분명
인테리어 전문가가 한 것보다는 미숙한 부분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어느 곳과도 닮지 않은 재기발랄한 개성에 가려 그런 것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자신들을 이상한 물고기로 불러달라고 하는 이들. 이상한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피싱트리는 심해의 눈 내리는 반짝이는 저 바다 밑, 또는 극북의
어둠속에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마을처럼 묘한 매력을 빛내는 공간이었다.